위기적 저출산이 시작된 2002년에는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은, 50만 명도 안 되는 아이들이 태어났다. 이는 우리가 이미 19년 전에 2021학년도 지방대 대량 미달 사태를 알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보다 적은 25만 명이 태어났지만, 우리는 또다시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인구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산업·국방·교육·문화 각 영역에서 체제전환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 사회의 격차와 불평등은 계층과 지역과 세대를 따라 더 심화하고 이해당사자들 간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문제의 핵심인 저출산을 이해하는 데 경제학적 프레임에 크게 의지한 측면이 있다. 출산과 양육의 총비용이라는 개념을 상정하고, ‘이 총비용이 증가해 출산율이 낮아지는데 반대로 이를 줄여준다면 출산율은 다시 오를 것’이라는 논리다. 이에 따라 총비용 감소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면 저출산정책이라는 이름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