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베이비붐 세대, 첫 패배를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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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2
베이비붐 세대는 뭐든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데 익숙했다. 그래서 지금 난감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950년대 영국에서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는 어떤 세대보다 운이 좋다. 당시 갓 시작된 복지 국가 덕에 어린 시절은 부모와 달랐다. 불우한 환경을 겪을 필요가 없었다. 대학 진학이 가능했던 소수는 대학도 무료였다. 소득이 최고점에 달할 시가가 되자 때마침 세금이 크게 줄었다. 마가렛 대처 총리의 경제 정책과 북해에서 발견된 초대형 유전, 그리고 유럽연합(EU)이라는 단일 시장이 ‘유럽의 병자’에게 끼친 회복 효과가 겹친 덕분이었다(유럽의 병자(The Sick man of Europe)는 한때 유럽에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던 오스만 제국이 빅토리아 시대에 이르러 힘이 약해진 것을 조롱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오늘날 유럽에서 경제적 쇠퇴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국가들을 통칭하는 말로 범용 되고 있다—역자 주). 치솟는 주택 가격은 높은 대출 금리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거의 표준이었던 확정급여형 연금제도 또한 풍요로운 은퇴 생활을 보장해줬다(확정급여형(Defined-benefit) 연금제도란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를 미리 정하고 기업에서는 이를 지급하기 위한 퇴직급여 재원을 금융기관에 적립하는 제도로, 근로자는 퇴직 시 일시금 또는 연금 형태로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역자 주).

무엇을 원하든 대부분 원하는 대로 이뤄졌다. 심지어 1950년대생은 선거에서도 대다수가 지지하는 쪽에 표를 던지면 모든 선거에서 승리할 정도였다. 베이비붐 세대는 앞서거나 뒷선 어떤 세대보다도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세대가 됐다. 복지 국가에 누구보다 적게 지불하고 누구보다 많이 받아 갔다. 2010년 영국 보수당 상원의원이던 데이비드 윌레츠(David Willetts)는 그의 저서 『핀치(The Pinch): 베이비붐 세대가 자녀들의 미래를 빼앗은 방법—그리고 그것을 되돌려주어야 하는 이유』를 통해 그러한 상황을 가장 잘 설명했다(핀치(pinch)는 ‘압박을 가하고 이익을 가로채다’라는 의미도 있고, 야구 등 스포츠에서 수비 팀 또는 투수가 겪는 ‘위기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윌레츠 의원 자신도 베이비붐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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