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가 그때 살았던 그 집에 한번 가볼까?

김원장
김원장 인증된 계정 · 경제라고 쓰고보니 결국 사람이야기..
2024/03/02
엄마, 우리가 그때 살았던 그 집에 한번 가볼까? 

지도앱을 검색해보니 진짜 @@맨션이 남아있었다.  40여년 전 나는 거기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엄마, 우리가 그때 살았던 그 집에 한번 가볼래? 치매로 조금씩 기억을 잃고 있는 엄마와 갑자기 고향을 찾았다.

동네는 썰렁했다. 일신방직 마저 떠나고 행인보다 고양이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골목을 지나 @@맨션은 비교적 깨끗하게 남아있었다. 뽁뽁이로 추위를 막은 경비실과 낡은 현관을 지나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 긴 복도를 지나 어머니는 우리가 살던 2동 202호를 기억하고 있었다. 어머니와 나는 조각난 기억들을 잘 붙여서 그날들을 이야기했는데, 점심을 먹을 때쯤 어머니는 우리가 고향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내가 대학생 무렵 부모님이 살았던 @@아파트도 그대로였다. 주변엔 지하철이 개통됐고 옆 마을엔 무슨 유명한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섰다. 어머니는 내가 방학 때 내려와 고구마 장사를 했던 상가 사거리도 기억했다. 고구마장사를 할 때 입었던 두째형의 카투사잠바를 나는 아직도 갖고 있다. 

어머니는 집에서 염주동 성당으로 가는 길은 찾지 못했다. 어머니는 로사리오 모임을 이끌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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