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 노년생활] 노인 한 명 돌보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조유리_다나
조유리_다나 · <그런 엄마가 있었다> 작가
2024/04/15
- 영화 <오베라는 남자>가 보여주는 독거 노인 문제의 해법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독거 노인과 이웃의 불협화음
혼자 사는 노인 ‘오베’(롤프 라스가드 분)는 마을 이웃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소음을 내는 것, 강아지가 용변을 함부로 보도록 놔두는 이웃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 반면 이웃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오베를 고집불통 노인으로 취급하며 상대하지 않으려 한다. 마을주민과 오베 간의 팽팽한 대립관계는 이웃에 새로 이사 온 파르바네(바하르 파르스 분)에 의해 작은 균열을 맞는다. 파르바네는 오베에게 망설임도 없이 사다리를 빌려달라고 찾아가고 운전을 가르쳐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자신의 딸들을 돌봐달라 부탁하고 유기된 고양이를 키우라고 반강제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처음에는 귀찮다며 거절하던 오베도 파르바네의 거침없는 태도에 어쩔 수 없다는 듯 하나씩 부탁을 들어주기 시작한다.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혼자 사는 노인의 삶이 이웃들과의 관계로 인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다.

사진 출처 : (주)디스테이션, 싸이더스

고령화, 그 중에서도 독거고령화
전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가 7% 이상을 차지하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 사회, 20%에 달하면 초고령 사회라고 하는데, 2023년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 비율이 18.4%로, ‘초고령 사회로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는 고령 사회’라 불린다. 이렇게 수치를 마주하면 고령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온다. 

이렇게 증가하는 노인 가구 중,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수가 가장 독보적이다. <2023년 고령자통계>에 나타난 65세 이상 총 가구 수는 549만 1천 가구, 그중 1인 가구가 199만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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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육아, 교육 분야의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결혼 후 힘든 육아와 부모의 질병을 겪으며 돌봄과 나이듦에 관심 갖고 사회복지를 공부한다. 저서는 친정 엄마의 10년 투병에 관한 이야기이며 본명과 함께 다정한 나이듦을 뜻하는 '다나'를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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