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참견러들을 위한 '간섭금지당'은 어떤가
2024/04/08
3년간 특파원으로 머물렀던 태국은 참 남에게 너그러운 나라다. 별 신경 안쓴다. 인류학자 존 엠브리(John Fee Embree)는 그런 태국을 ‘느슨하고 완만하게 구조화된 사회’라고 정의했다. 주변국 베트남사람들이 부지런하고 격하다면 태국인들은 편안하고 한가롭다. 태국인을 상징하는 태국어가 있다. ‘마이 뺀라이 ไม่เป็นไร,’ 괜찮다는 뜻이다. 타인의 잘못에 툭하면 괜찮다고 말한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에도 ‘괜찮다’고 말한다(나는 안 괜찮은데...). 웬만하면 다 괜찮은 사회다. 안 괜찮아도 괜찮은 그런 나라다.
누군가에게 너그러운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태국인은 ‘강한’ 불교도들이다. 모든 빌딩과 주택에 기도를 위한 작은 사찰이 있다. 공항에 가도 승려를 위한 좌석이 따로 있다. 우연히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서면 수많은 승려들의 탁발공양을 볼 수 있다. 대승불교가 세상에 참여하고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을 중시한다며 태국인들이 믿는 소승불교는 스스로의 깨달음과 세상에서의 물러남을 강조한다. 소승불교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히나야나(Hinayana)는 '작은 탈 것'(small vehicle)을 뜻한다. ‘이로운 세상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이 강하다.
‘윤회’에 대한 믿음도 강하다. ‘악행은 악과를 낳고 선행은 선과를 낳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