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오는 러시아, 초조해진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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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서방의 무기 공급이 지연되면서 푸틴이 러시아군의 군사적 우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출처: AP Photo/Efrem Lukatsky, File/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코스티안티니브카 근교에는 한 작은 마을이 있다. 언뜻 보면, 오후 햇살과 라일락 향기가 가득한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마을에는 새소리도, 잔디 깎는 기계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포격 굉음에 모두 묻히기 때문이다. 마을에서 10km도 채 안 떨어진 곳에서 끝없이 포격이 지속되고 있다. 벽돌로 지어진 한 오두막집 앞에는 커다란 픽업트럭이 주차돼 있다. 마을에 남은 몇 안 되는 주민들은 트럭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 듯 보인다. 벽돌집은 겉보기에는 뒷마당에 텃밭이 있는 다른 집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집 안에는 우크라이나의 전설적인 제92 돌격여단 방공대대 본부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돈바스 전선의 가장 치열한 접전 지역인 차시브 야르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집 뒤편에는 참호를 지나 커다란 밴(트럭)이 있는 곳까지 계단이 이어진다. 참호와 밴이 있는 장소는 땅을 파고 위장해둔 덕에 밖에서는 전혀 안 보인다. 이 지휘 센터 안에는 장교들이 화면 두 개를 주시하고 있다. 하나는 최전선과 러시아 점령지 반경 50km 상공의 레이더 영상이다. 다른 화면은 우크라이나 정찰 드론이 보내오는 대여섯 개의 실시간 영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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