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 탕웨이가 달리는 기관차의 비상브레이크를 잡아당기다[안치용의 영화리뷰(영화평)] 헤어질 결심(Decision To Leave)

“당신이 사랑을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난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영화의 말미에 서래가 해준에게 한 이 중요한 대사는 극중에서 중국어로 말해지기에 관객만 듣고 해준은 듣지 못한다. 이러한 기이한 대화법 자체가 그들 사랑의 기본 구도이다. “내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에 ‘헤어질 결심’이 시작되고 불쌍한 삶에는 붕괴의 도미노가 시작된다. 발터 벤야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르크스는 혁명은 세계사의 기관차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쩌면 사정은 그와는 아주 다를지 모른다. 아마 혁명은 이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잡아당기는 비상브레이크일 것이다.” 만일 불쌍한 삶이 혁명의 범주에 묶일 수 있다고 한다면 서래의 마지막 결심을 비상브레이크를 잡아당긴 것에 비유해도 좋을 텐데, 결국 혁명이라는 게 ‘마침내’가 부사가 아니라 구두법임을 확인하고 만다. ‘마침표’라는. by 안치용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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