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끄러움이었어요
2023/02/04
“좋은 부끄러움이었어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날, 한 초등학생에게 소감을 묻자 나온 대답이다. 입학식에서부터 마스크를 덮은 채 지낸 탓에 갑작스레 맨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지만, 그보다 마스크를 벗는 기쁨이 더 크기에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미묘한 감정을 두 어절로 표현해냈다.
어린 왕자가 만난 주정뱅이는 술을 왜 마시냐는 질문에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취한 것이 부끄러워서’ 마신다고 대답한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
부끄러움은 일종의 고통이다. 얼굴이 붉어지고 맥박이 빨라지며 이성적 판단이 어려워진다.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이 부끄러움이다. 어떤 이는 술로 도피하고, 사치와 과시로 도피하고, 폭력과 거짓으로, 고립으로 도피한다.
그러나 찰스 다윈이 말하길, 모든 표정 중에...
훈훈해지는 기사군요.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 좋은 부끄러움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 꿋꿋히 쓰고있는 중이랍니다.
좋은 부끄러움은 참 소중한 것 같아요. 무시하거나 덮어두지 않고 잘 이름을 붙여 직면해야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 부끄러움이라니..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저 초등학생 분도 이의연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