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네번째_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조용숙 · 아직도 내가 누군지 잘 모르는 50대
2022/02/17
시골살이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어디서 왔어요?라고 물어보면 시흥이요라고 답하지만 곧이어 경기도 시흥이라고 상세 설명을 붙인다.
자본주의 시장에 사는 인간은 높고 낮음에 대한 체질적 본능이라도 지니고 태어나는 걸까?
서울에서 살던 사람이었다는 게 마치 무슨 특권이라도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물론 서울에서 살기도 했었다. 생각해보니 아버지 사업이 망했을 때 집 팔고 더 저렴한 곳으로 이사해야 했을 때 인천에서 집을 알아보다 부천으로 정한 건 서울에서 좀더 가까워서였다고 엄마가 이야기한 적이 있다. 지금도 서울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장소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권이 될 수는 없는 건데 시골에 내려와서 왠지 서울에서 살다 왔다고 얘기하는 게 경기도 보다는 뭔가 더 많은 걸 포기하고 내려왔다고 내세우는 것 같은 허세?를 부리게 된다고나 할까. 그래서 굳이 경기도를 강조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시골에 내려오고서 이런 걸 느끼게 됐다. 내가 어디서 살았는지가 이런 내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그리고 또 하나.  내려오던 해에 운전면허증을 땄고, 몇 달 안 있어서 운전해서 출퇴근을 하게 됐다. 집이 안쪽이라 농로 운전과 일반도로 운전을 해야 하는데, 시골 도로엔 차가 별로 없다. 어쩌다 교차로에 차가 밀려 있는 걸 보면 무슨 일이 있나 싶을 정도다. 그러니 나 같은 초보운전자가 운전하기에 정말 쾌적한 곳이다. 물론 가벼운 사고 몇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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