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나를 닮아 나를 이해하는, 내 의지로 나의 슬픔을 경험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분신이라고 생각했다. 
육아를 하는 친구들이 거대한 압박감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면서 의미가 바뀌기 시작했고, 이젠 내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고, 책임져야할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책임과 관대함?을 감당할 수 없어 나는 자식을 남기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자신의 DNA가 세상에서 없어지는 것에 대해 억울해 하는 사람들이 이해되지도 않았고.
그런데 지금은 반려동물을 자연스럽게 자식 취급(?)을 하고 있다. 내 의지로 돌보기 시작한 존재, 내게 생을 의존하며 애정을 요구하는 존재, 내 행동에 대한 작은 반응으로 흐믓함과 행복을 주는 존재.  그게 내겐 자식인 듯 하다. 대부분 그런 존재를 가지고 싶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