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게 어떤지 적어보자 했지만, 사실 순간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단어는 ‘거지같다’라는 말이었다. 

 처음 페미니즘을 알기 시작할 때, 그리고 언어가 없을 때에는 교회를 다니면서 ‘뭔가 모를 불편함’이라는 느낌 속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한 주가 지나갈수록 내 머릿속에는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이 해결할 수 없는 감정들을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목사의 발언,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 나에게 강요되는 삶. 이 모든 것들이 논리가 없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처럼만 다가왔다. 그리고 나의 지난 행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나의 행동에 대한 후회가 가득했다. 

 언어를 조금씩 갖기 시작했을 때, 나는 주변에 있는 교회 언니, 오빠들과 나의 삶, 나의 생각들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이 배타적인 존재인지를 묻기 시작하고 목사님과 권사님, 장로님들의 발언에 대해 기독교 적이었는가를 질문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나에게 힘이 많았다. 분노의 수치가 차고 있었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 같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던지는 나의 질문들에 사람들은 나의 신앙심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아마 이 시기가 길 잃은 어린양이 되는 시작점 같다. 

 나의 관점에 확신이 들기 시작했을 때, 나는 페미니스트로서 교회 공동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질문을 던지는 것도 큰 행동인데 당시 나는 교회 내 여성해방운동이 시작되기를 바란 것 같다. 나는 페미니즘 리부트 시기를 거치면서 페미니즘을 알기 시작했고 나의 목소리에 확신을 갖기 시작한 시기에는 탈코르셋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나는 이 교회라는 공간에서 저항의 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그러다 선택한 것은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었다. 탈코르셋을 하기 위해 머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