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1,2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11/07

벌새

인생은 해프닝이라고 믿는 나에게 인생을 " 운명론 " 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은 헛된 소리처럼 들린다. 인생은 우연한 연속이 켜켜이 쌓여 만든 퇴적층일 뿐. 그래서 우리 사랑은 우연이 아니야, 라고 노래하는 어쿠스틱한 낭만성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하루아침에 대오각성하여 새사람이 되었다는 기독교 간증 서사'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 선한 사람이 어떤 일을 계기로 악한 사람이 되는 경우는 희박하고, 반대로 악한 사람이 어떤 일을 계기로 선한 사람이 되는 경우는 더욱더 희박하다. 변하지 않는 속성이야말로 인간 본성 중 하나다. 인생이 우연한 연속이 켜켜이 쌓여 만든, 세월이라는 이름의 퇴적층이라면 기억은 그 퇴적층에 박제된 화석'이다. 지질학이 시간과 압력에 대한 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퇴적층이 무게의 압력에 의한 결과이듯이 인생이란 억압의 결과이다. 이 억압은 비가시적이며 무의식적이다. 그렇기에 인과관계를 따져서 원인과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화 << 불새 >> 의 줄거리가 불친절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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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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