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편이 인간으로 완성 (feat. 부부교육)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9/21
맞잡은 손과 아이스크림, 이렇게 늙을 수 있을까? ⓒ 픽사베이


부부 교육이 끝났다. 두 번은 퇴근한 남편을 픽업한 저녁 시간에, 마지막은 토요일에 참석하였다. 첫 시간은 성인 애착 유형 검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강조하는 교육이었다.

두 번째 시간엔 부부가 함께 나무 도마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시간 관계상 거의 완성품 직전 상태의 나무 도마에 받침대 톱질을 하고, 사포질과 오일 칠을 했다. 캄포 나무라고 한다. 화한 특유의 향이 느껴졌다. 예전에 원목 도마가 유행할 때, 캄포 도마를 사용한 적이 있다. 사용감이 나쁘지 않았지만 관리가 번거로워 결국은 플라스틱 도마로 돌아왔다.;;

캄포 나무는 원래 우리나라와 일본 등이 원산지이지만 오래전 호주로 건너가 많이 심어졌다고 한다. 호주의 기온과 토양의 환경이 캄포 나무의 생장에 매우 적절했는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지게 되었다. 결국 엄청나게 번식하는 캄포 나무 때문에 코알라가 먹는 유칼립투스 나무와 토착 수종이 줄어들게 되었다. 호주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캄포 나무를 벌목하게 되었고, 그 나무들이 이렇게 도마로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말로 녹나무라고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녹나무의 파수꾼>이 생각났다. 소설에 등장하는 녹나무 또한 키가 20m, 지름이 5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이다. 압도적인 크기의 신비로운 녹나무를 지키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신비로운 녹나무, 그 거대한 녹나무는 없지만 이 도마에 소원이라도 빌어봐야 하나 엉뚱한 생각을 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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