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상사) 0. 중국에 철학은 없다

이선우
이선우 · 인.생.이.모.작.@->---
2022/11/16
그림 출처: 글쓴이가 그림.
2001년,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 Derrida, 1930~2004)는 중국 상해사회과학원에서 명예연구원 칭호를 받은 후 한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에는 철학이 없고, 오직 사상만 있었다.
China does not have any philosophy, only thought.
 
덧붙여 데리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철학(필로소피)은 어떤 특정한 역사, 언어, 고대 그리스의 발명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중략) 이것은 유럽의 형식이다.
Philosophy is related to some sort of particular history, some languages, and some ancient Greek invention. … It is something of European form.
 
자크 데리다의 말을 부연하자면, 철학이란 고대 그리스 특유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에 중국에는 철학, 이쯤되면 철학이라 말하기도 좀 그렇지요, 필로소피는 중국에 없다는 것입니다. 자크 데리다의 설명에 따르면 사상(思想, thought)이란 생각이고, 고대 그리스에 연원을 두는, 감각의 세계와 현실을 분리하고 사물을 관찰 혹은 관조하는 사고방식이 철학인 것입니다. 
자크 데리다의 이 말은 중국 학자, 더 나아가서는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동아시아 인문학자들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데리다의 이런 언설을 깊이 있게 생각한 사람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듭니다. 중국에 철학과 사상이 있었냐 없었냐 이전에,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이 도대체 뭘까요?
 
어떤 일을 깊이 있게 고찰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철학이라는 단어를 쓴 적도 없고, 자신의 존재나 감각을 의심하고 부정하는 사조가 주류가 된 적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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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사(중국철학) 석사. 박사 준비중. 다각도로 광범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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