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잠드소서

똑순이
똑순이 · 익어가고 있는 중년 입니다.
2023/09/26
10여 년 전에 우리 병원 x- ray 실에 근무했던 선생님의 아버지를 어제 병원 대기실에서 만났다.

내 사무실이 번잡한 곳에 위치해 있을 때는 종종 뵐 수 있는 환자분인데 사무실이 독도 정도로 으슥한 구석으로 이사하고 나서는 뵙질 못했었다.

그 선생님의 아버지는 병원에 오실 때마다  중절모를 쓰시고 단정하게 양복을 입고 어머니와 함께 오셨는데 어제는 혼자 힘 없이 대기실에 앉아 계셨다.

" 어머 아버님 안녕하세요~진료받으러 오셨어요??"

아주 힘 없이.

" 약 처방전 받으러 왔소~"

"오늘은 어머니가 안 오셨네요?? 어머니 잘 계시죠??"

"올 6월에 갔어, 위암으로"

"아 그래요!!~ 제가 몰랐습니다 죄송해요, 아버님... 힘내세요... 제가~ 바빠서... 다음에 또 봬요~"

나는 정말 죄송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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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병으로 조금 특별한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3명의 손주가 있는 할머니 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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