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 마음을 내가 믿어요 - 12. 어, 이것이 나를 얕봐?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8/23
내가 농협 주부대학 1기로 졸업을 했는데, 이제 ‘매난국죽’반이 나뉘고 반장을 다 뽑아. 근데 나 반장 시키는데 안 했어. 왜 안했냐면 안한 이유가 있어. 내 친구,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 친구 딸이 진잠농협에 근무를 해. 아니 요새 젊은 애들 말루 쪽팔리잖아~. 왜냐? 걔는 충남여고 나왔거든.
   
   

그래가지구 여기 원내동 진잠에 살아서 빽으루 거길 들어갔구, 나는 전화국 4년을 다니다가 시골 세동으로 시집와서 직장을 그만두구 이제 촌 아줌마가 됐어~. 그럼 자존심이 상하겠어, 안 상하겠어? 때르릉 전화가 왔어. “은순아~. 농협에서 이런 좋은 행사를 하니까 와. 너 얼마나 답답하니~. 와서 좋은 강의도 듣고 배우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꼭 나와.”이러는 거야. 



그때 당시 부녀회장이 각 동네마다 있을 거 아니야. 이제 몇 명씩 갈 수 있는 사람 가두 돼. 거기 농협에서 모집을 하니까. 그러니까 이제 날 반장을 시키는 거야. 친구가 아마 얘기했을지도 몰라. 거기 강은순이 활달하구 잘하니까 반장을 시키라구. 근데 난 그딴 거 아우~, 치사하고 싫어. 그리구 친구가 거기 있기 때문에 나 그런 소리 듣기가 절~대 싫거든!


   
그래서 시키는 거 안 했어. 안 하고 이제 (매난국죽)프로그램을 매주 화요일, 목요일로 정해서 6개월을 했어. 그렇게 해서 이거 마지막 졸업식을 하는데 애국가 제창할 때 친구가 그랬겠지. ‘진잠 농협에 피아노가 있으면 은순이가 피아노를 칠 텐데,’ 그때 행사 때 맨~날 볼륨 조정하느라구 트듯 띠띠띠 이렇게 틀어가지고 애국가 부르구 그랬어. 


   
우리 ‘촛불의 밤' 나의 다짐 시간에 한복 다 갈아입고 촛불 하나씩 들고 불을 다 껐어. 이제 장기 자랑하는데 각 팀에서 하나씩 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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