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 사회의 갑질을 고발한 작품, 자본의 갑질을 폭로한 감독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2/08/07
투자배급사가 창작자를 거슬러 일방적 편집을 한 것으로 큰 논란이 된 드라마 <안나>는 사실,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드라마다. ‘톱스타 수지를 앞세운 수많은 드라마 중 하나’라고 흘려듣다가 <안나>를 주목하게 된 것은 한 달 전 조선희 작가님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서였다. 
   
‘검찰공화국 시대에 이주영 감독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세 여자> 조선희 작가님의 추천을 보고도 안보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결과는 역시나. 근래에 본 드라마 중에 최고였다. 지금 여기의 현실을 이보다 더 흥미롭고 생생하게 그려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드라마는 학벌주의 사회 속에서 학력뿐 아니라 모든 것을 조작해서 살아남으려고 한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드라마는 단지 학력을 조작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것이 아니라 부와 권력과 학벌의 위계구조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것까지 보여준다. 예컨대 조작하지 않은 ‘진짜’ 학벌과 학력을 가진 사람들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식이다. 이 위계구조 속에서 불가피하게 따라붙는 갑질과 폭력이 어떤 상황과 심리 속에서 나타나게 되는지를 정말 생생하게 보여 준다. 
   
또 그런 구조에서 꼭대기로 올라가려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정치적 카르텔과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네트워크의 어두운 뒤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매우 설득력있는 그림을 그려낸다. 야망을 가지고 언론 플레이를 하며 급속도로 출세하는 정치인, 그런 정치인과 거래하며 경쟁자 제거를 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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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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