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최선인가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7/21
최저임금이 240원만 올랐다. 올해에는 동결되기를 바랐지만, 지금처럼 정권의 리더십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동결하면 엄청난 반발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렇다고 노동자 위원들의 요구를 고스란히 받았다면 더 큰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스웨덴이 연대임금제를 도입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임금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이 일어나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을 감당할 정도로 복지제도가 발달하지 않았으니, 혼란을 피한 셈이다.

많은 노동운동가가 최저임금을 올려서 국민의 생활 수준을 보호하고 소득 격차를 줄이자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산업화된 국가 전반에 최저임금을 노동권과 평등의 수호자로 여기는 경향이 발견된다. 최저임금이 가장 단순하고 익숙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최저임금은 단점이 많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실업률이 늘어난다는 상투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최저임금의 나쁜 부작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고, 실제로 여러 정책을 조합해서 최저임금을 올리는 동시에 실업률을 낮추는 데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 최저임금을 올리는 동시에 실업률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낮췄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국민의 생활수준을 보호하고 소득 격차를 줄이는 최선의 수단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1. 최저임금이 아파트 청소부와 대기업 부장님의 월급 차이를 좁혀줄까?

흔히 소득 격차라고 하면 기업인과 노동자 사이의 격차를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노동자와 노동자 사이의 소득 격차도 눈에 띈다. 육체 노동력보다 인지능력이 중요해지면서, 잘 교육받은 노동자는 희소성을 무기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덕에, 고급 노동자는 어지간한 중소기업인보다 많은 소득을 번다. 하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는 노동자는 소득을 결정할 힘이 없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기적인 임금 협상에 참여할 권리조차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은 어떤 역할을 할까. 최저임금은 정부가 노동자 대신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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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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