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못하는 선비의 자화상

이의연
이의연 · 교육학 공부하는 대학원생
2023/01/27
한국에서 공교육을 따른 남자아이라면, 체육 교사가 던져준 공 하나를 두고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모래와 땀이 섞이도록 질주하던 기억을 마땅히 공유할 것이다. 학교의 공간이 교실로 가득 찬 중층건물과 운동장, 딱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으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요즘 대학에서는 많은 학생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 대학 등록금을 계산하며 온갖 교내 시설을 활용하고 심리검사, 컨설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려 애쓰곤 한다. 이런 관점에서 초·중등 교육비의 최대 효용은 교사와 학교 시설로부터 지·덕·체를 최대로 빨아먹는 것일 텐데, 그중에서도 나는 주어진 학교 공간을 절반도 채 사용하지 못하는 ‘호갱’ 학생이었다. 언젠가 학교 운동장 사용료 반환 소송이 벌어진다면 고민 없이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축구는 멀고 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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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생, 직장인, 대학원생, 교육학을 공부합니다.세상이 더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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