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의 맛, 이 맛이었어 - 어쩌다 마당 일기

수달씨
수달씨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합니다
2023/06/23

어제는 끙끙거리면서 토마토 줄을 묶었다. 너무 몸이 아파서, 그리고 너무 하기 싫어서. 

한동안 쉬던 요가를 다시 시작한 날이다. 온 몸의 근육 여기저기가 소리를 지른다. 몸이 너무 아프고 정말이지 하기 싫었는데도 토마토 줄 묶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건 비가 왔기 때문이다. 비가 온 날은 땅이 물러서 지지대용 막대기를 땅에 박기가 편하다. 사실 이미 많이 늦었다. 토마토 밭은 잡초와 함께 정글이 되어가는 중이었다. 벌써 초록색 토마토이 알이 여기저기 달렸다. 토마토는 막대에 잘 묶어주면 위로, 일자로 자라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닥을 기어다니며 자란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땅과 잡초와 줄기와 열매가 혼연일체가 될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어, 하기 싫어’ 읇조리며 했다. 마음을 바꿔 먹으려는 노...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 합니다. 시골집과 마당을 가꿉니다. 서점 주인이 되는 꿈이 있습니다. 독립출판 에세이집 <오늘의 밥값>, <어쩌다 마당 일기>를 출간했습니다.
89
팔로워 20
팔로잉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