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을 다쳤다


2022/11/11
고관절을 다쳤다. 우리집 멍뭉이 여름이와 산에서 내려오다가, 낙엽이 있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나와 여름이의 박자가 어긋나면서 여름이가 나를 잡아당겼다. 웰시코기 여름이는 덩치는 작아도 힘이 좋은 편이다.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씨는 웰시코기를 저중심설계라고 불렀다. 실로 그러하다. 나는 힘좋은 여름이가 끌어당기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아프다. 잠시 망연자실 아파하다가 절룩거리며 걸어서 집에 왔다. 그리고 그러다가 이내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가을 한철, 바깥일을 하기 좋은 시간이다. 집안 이곳저곳 데크에 오일스테인 작업을 했다. 오랫동안 방치했던 바깥벽의 페인트 작업을 준비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해본 외부페인트 작업은 준비과정이 많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벽을 긁어내고, 빈틈을 메꾸어주고, 페인트가 잘 붙도록 바인더도 발라 주어야 했다. 이 모든 작업을 하는 동안 고관절은 계속 아팠다.
‘일을 하니 몸이 아프지’ 생각했다. 그리고 내 몸의 회복력을 믿었다. 더 열심히 걷고 운동하다보면 몸이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내 고관절은 내가 생각하는대로 회복이 되지를 않았다. 나는 버티다 버티다 다친지 3주가 지나서야, 한의원이라는 곳을 갔다. 내가 의지를 내어 한의원에 간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동네에서 인기있는 한의원이다. 아침에 대기를 하다가 치료실 문이 열리면 예약한 환자들이 우루루 몰려간다. 그리고 제각기 한칸씩을 차지하고 민망할 정도로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조용히 치료를 기다린다. 모든 대화가...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19
팔로워 10
팔로잉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