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31
오늘은 백수를 한 해 남기고 소천하신 (시)엄니 생신날이다.
음력으로 6월 14일,
언제나 엄니생신때는 장마이거나
지금처럼 장마가 막 끝나고 불볕더위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내가 결혼할 때 엄니는 71세였다. 그 다음 해 여름,
첫애를 임신하고 배가 부풀어 있을 때였다. 근처에 사는 큰시누와 작은시누가
장을 보고 집에 와서 엄니 생신을 준비했다. 나는 옆에서 거들고 엄니 생신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잘 봐두었다.
에어컨이란 건 없었다. 그저 선풍기가 방과 거실에서 계속 돌아갈 뿐이었다.
시엄니 생신 당일 새벽에 두 시누가 왔다.
형님들은
가스 불 앞에서 미역국을 끓이고, 중멸치가 들어간 꽈리고추볶음을 하고,
잡채를 했다. 전날에 재료는 다 준비하고
나박김치는 큰시누가 이미 알맞게 먹을 수 있도록 며칠 전에 미리 해놨...
음력으로 6월 14일,
언제나 엄니생신때는 장마이거나
지금처럼 장마가 막 끝나고 불볕더위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내가 결혼할 때 엄니는 71세였다. 그 다음 해 여름,
첫애를 임신하고 배가 부풀어 있을 때였다. 근처에 사는 큰시누와 작은시누가
장을 보고 집에 와서 엄니 생신을 준비했다. 나는 옆에서 거들고 엄니 생신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잘 봐두었다.
에어컨이란 건 없었다. 그저 선풍기가 방과 거실에서 계속 돌아갈 뿐이었다.
시엄니 생신 당일 새벽에 두 시누가 왔다.
형님들은
가스 불 앞에서 미역국을 끓이고, 중멸치가 들어간 꽈리고추볶음을 하고,
잡채를 했다. 전날에 재료는 다 준비하고
나박김치는 큰시누가 이미 알맞게 먹을 수 있도록 며칠 전에 미리 해놨...
@아쿠아마린
장녀와 막내커플이군요. 어머님 해야하는데 ,,, 작은 목소리로 할머니? ㅋㅋ
저는 솔직히 허리가 굽고 쪽진 머리의 시엄니가 엄청 현실감이 없었어요.
마치 만화속에 나오는 주인공이랄까,,,엄니가 허리를 펴고 나를 보는데
눈이 엄청엄청 작아서 또 한번 놀랐던 기억이. 아, 내 눈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몰랐어요.
볼수록 엄니는 울신랑과 너무도 닮아서 자꾸 자꾸 놀라웠지만, 내색할 수 없는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엄니가 너무나 진국이셨다는~ ^^
저는 저희 집에선 장녀이고 신랑은 막내인데 어머님 아버님이 제겐 할머니 할아버지 뻘이고
신랑의 큰형이 저희 엄마랑 또래시며 그 큰 아들이 저랑 두살차이 거든요...ㅎ
그래서 시댁에 처음 방문하고 어머님 해야하는데 갑자기 할머니 소리가...
목소리가 작아서 다행이었지 아니겠습니까...ㅎ
살구꽃님의 글을 읽는데 마치 드라마속의 한장면을 보는듯 눈에 그려집니다!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서 가능한 표현들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살구꽃님을 닮아 가보기 시작하겠습니다!
삶의 풍경들이 훨씬 생생하고 재미질것 같습니다~^^
@수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생일인데, 왜 엄니 생신은 하필 꼭 이렇게 더워야 하냐고 ...
따지는 마음은 어른스럽지 못하지만, 종종 그런 말들이 귀에 들려왔어요. ㅜ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도 이제는 각자 심신을 잘
다스리면서 사는 게 최선인 듯 합니다.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도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본다면 참 애틋하지요. 하늘이 주신 생명을 기꺼이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저도 오늘의 움직임용량만큼 성의를
다해보려고 합니다.
8월 첫날이네요. 그래도 8월엔 입추도 있고 말복, 처서도 있으니
여름이 젤 힘든 저는, 지금 이 고비만 잘 넘겨보자 합니다.
수지님도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요, 저도 틈틈이 외로워요~ ^^;;
@살구꽃 님, 안녕하셔요? 8월이 시작되었어요. 잘 지내시쥬?
그래도 살구꽃님 시엄니는 복받으신 분이십니다.
생일상을 시끌벅적 당연하게 받기를 원하시는 즤집 시엄니는 요양원에서 홀로 외롭게 돌아가셨어요. 살아계실때는 미울 때가 정말 많았는데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은 너무나 불쌍하더라구요. 자식들이 살갑지도 않고 하필 새벽에 돌아가셔서 아무도 임종을 지키지 못했어요. 수명이 길어지니 병과 싸우는 시간이 너무 길어요.
살구꽃님은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편안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왠지 살구꽃님은 외로울 틈이 없을것같은 느낌입니다.
오늘도 시원하게 잘 지내셔요.^^
@나철여
이거 왠지 낯익어요~ :)
@클레이 곽 엄니는 아들 넷을 두셨는데, 아들셋을 합쳐도 큰애(큰아들)하나만 못하다 하셨어요. 첨에 그 말씀이 좀 과하다 싶었는데 정말 엄니말이 맞았습니다. 큰며느리인 형님도 제가 이만큼 살아보니 다 이해가 되더라구요. 두분은 건재하십니다. :)
"옆에서 거들고 엄니 생신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잘 봐두었다."
너무 생생하게 그려짐요^^
응~널찍한 교자상에 상다리가 휘어질만큼 음식들이 올려졌지...
응~더울때 생신인걸 미안해하셨지...
중독성있는 틱 추임새까지 응~~ㅋ^&^ㅋ
하루전에 도착하지 않고 생일잔치 시작하는 시점에 두둥 나타나신 큰 며느님..그 카리스마...거기서 꿋꿋하게 버티고 자리를 지키신 살구꽃님..생신을 미안해 하신 시어머님..그 아름다운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 아직도 그 큰 며느님은 행님으로 자리 지키고 있겠지요??
@나철여
이거 왠지 낯익어요~ :)
"옆에서 거들고 엄니 생신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잘 봐두었다."
너무 생생하게 그려짐요^^
응~널찍한 교자상에 상다리가 휘어질만큼 음식들이 올려졌지...
응~더울때 생신인걸 미안해하셨지...
중독성있는 틱 추임새까지 응~~ㅋ^&^ㅋ
하루전에 도착하지 않고 생일잔치 시작하는 시점에 두둥 나타나신 큰 며느님..그 카리스마...거기서 꿋꿋하게 버티고 자리를 지키신 살구꽃님..생신을 미안해 하신 시어머님..그 아름다운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 아직도 그 큰 며느님은 행님으로 자리 지키고 있겠지요??
저는 저희 집에선 장녀이고 신랑은 막내인데 어머님 아버님이 제겐 할머니 할아버지 뻘이고
신랑의 큰형이 저희 엄마랑 또래시며 그 큰 아들이 저랑 두살차이 거든요...ㅎ
그래서 시댁에 처음 방문하고 어머님 해야하는데 갑자기 할머니 소리가...
목소리가 작아서 다행이었지 아니겠습니까...ㅎ
살구꽃님의 글을 읽는데 마치 드라마속의 한장면을 보는듯 눈에 그려집니다!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서 가능한 표현들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살구꽃님을 닮아 가보기 시작하겠습니다!
삶의 풍경들이 훨씬 생생하고 재미질것 같습니다~^^
@수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생일인데, 왜 엄니 생신은 하필 꼭 이렇게 더워야 하냐고 ...
따지는 마음은 어른스럽지 못하지만, 종종 그런 말들이 귀에 들려왔어요. ㅜ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도 이제는 각자 심신을 잘
다스리면서 사는 게 최선인 듯 합니다.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도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본다면 참 애틋하지요. 하늘이 주신 생명을 기꺼이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저도 오늘의 움직임용량만큼 성의를
다해보려고 합니다.
8월 첫날이네요. 그래도 8월엔 입추도 있고 말복, 처서도 있으니
여름이 젤 힘든 저는, 지금 이 고비만 잘 넘겨보자 합니다.
수지님도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요, 저도 틈틈이 외로워요~ ^^;;
@살구꽃 님, 안녕하셔요? 8월이 시작되었어요. 잘 지내시쥬?
그래도 살구꽃님 시엄니는 복받으신 분이십니다.
생일상을 시끌벅적 당연하게 받기를 원하시는 즤집 시엄니는 요양원에서 홀로 외롭게 돌아가셨어요. 살아계실때는 미울 때가 정말 많았는데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은 너무나 불쌍하더라구요. 자식들이 살갑지도 않고 하필 새벽에 돌아가셔서 아무도 임종을 지키지 못했어요. 수명이 길어지니 병과 싸우는 시간이 너무 길어요.
살구꽃님은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편안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왠지 살구꽃님은 외로울 틈이 없을것같은 느낌입니다.
오늘도 시원하게 잘 지내셔요.^^
@클레이 곽 엄니는 아들 넷을 두셨는데, 아들셋을 합쳐도 큰애(큰아들)하나만 못하다 하셨어요. 첨에 그 말씀이 좀 과하다 싶었는데 정말 엄니말이 맞았습니다. 큰며느리인 형님도 제가 이만큼 살아보니 다 이해가 되더라구요. 두분은 건재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