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애로우

권석준의 테크어댑팅 인증된 계정 · 첨단과학기술의 최전선을 해설합니다.
2023/04/07
과거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거대 핵 강국이 서로를 향해 어마어마한 양의 핵무기를 서로 수십 년 동안이나 겨누면서, 인류 문명이 백척간두에 놓였던 상황이 거의 반 세기 가까이 이어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천만다행으로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핵무기가 전쟁에 사용된 것은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두 번의 핵폭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덕분에 인류의 문명은 아슬아슬한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고 겨우겨우 한 발씩 내딛고 있다. 그렇지만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지금까지 핵무기 관련 사건 사고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반 세기 가까운 기간 동안 어떤 공학 시스템이든 큰 에러를 일으키고 사고가 생기는 당연한 일이라, 핵무기도 예외는 될 수가 없다. 다만 핵무기 관련 사고가 생각보다 아주 심각한 문제로 연결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인류에게 있어서는 극히 희박한 확률의 행운일 뿐이다. 오히려 핵무기보다는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피해가 훨씬 막대했는데, 정작 잠재적 피해규모는 핵무기에 의한 것이 훨씬 강력하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하자면 앞으로 어느 시점에 이러한 핵무기 관련 사고가 대규모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시점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은 두렵기조차하다. 지난 몇 십 년 동안의 행운이 앞으로도 지속되리라 믿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핵무기는 냉전 중에 이미 시작된 핵강국들의 감축 노력에 힘입어 이제 규모와 숫자 면에서는 많이 줄긴 했으나, 여전히 핵전쟁이 발발했을 시 지구상의 인구를 몇 번이나 절멸시키기 충분할 정도의 양은 남아 있다. 냉전이 종식된 지 한 세대가 지났지만, 러-우 전쟁, 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갈등, 히말라야 산맥을 사이에 둔 인도와 중국의 군사적 갈등, 대만해협에서의 위기 고조 등, 그리고 북한의 핵위협 등,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들이 관여된 군사적 갈등이나 국지전 상황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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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고 방법을 토대로 자연과 사회를 해석합니다. 반도체, 첨단기술, 수학 알고리듬, 컴퓨터 시뮬레이션, 공학의 교육, 사회 현상에 대한 수학적 모델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반도체 삼국지 (2022)', '호기심과 인내 (2022, 전자책)'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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