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왜쓰는가 ㅣ 어느 서평가의 고백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10/31
알라딘 서점 제공


조지 오웰, 나에게 < 그 > 는 얼음 조각이 깔린 나무 궤짝 안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자빠지거나 흐리멍텅한 동태 눈깔로 세상을 바라보는 생태'가 아니다. 그는 살기 위해서 죽은 척하느니 차라리 총을 들고 스페인 내전'으로 뛰어든 인물이다. 얼어죽을 동태가 될지언정 죽은 척하는 생태로 살지는 않겠다는 앙칼진 양심. 그가 여러 지면에 기고했던 에세이'를 모은 책이 << 나는 왜 쓰는가 >> 이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을 단순히 << 1984 >> 와 << 동물농장 >> 을 쓴 작가라는 단순한 정보에서 벗어나 생활인으로서의 조지 오웰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그는 << 1984 >> 와 << 동물농장 >> 으로 명성을 얻기 전까지 돈을 벌기 위해서 꾸준히 에세이와 칼럼과 서평을 써서 밥벌이를 해야 했던 생활인'이었다. 그는 한 해에만 백 권 이상의 冊을 읽고 서평을 했다.  
그 진면목이 드러나는 부분이 에세이 < 어느 서평자의 고백 > 이다. 이 에세이를 읽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내용인즉슨 : 그가 밥벌이를 위해 정해진 시간 안에 읽어야 하는 책은 네다섯 권이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감 하루 전에야 들춰본다는 식이다. 정독일 리는 없다. 대강 훑고 감으로 써내려가야 하는 영혼 없는 글쓰기. 그는 서평자에 대해서
 
책을 무차별적으로 평하는 일을 오랫동안 한다는 건 유난히 달갑지 않고 짜증스럽고 피곤한 노릇이다. 그것은 쓰레기를 칭찬하는 일일 뿐 아니라 그냥 두면 아무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않을 책에 대한 반응을 계속해서 날조해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 나는 왜 쓰는가, 286쪽 )
 
 
이라거나
 
아무 책이나 닥치는 대로 서평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책에 대해 과찬하지 않는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책과 일종의 직업적인 관계를 맺고 보며 대부분의 책이 얼마나 형편없는 것인지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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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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