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라는 거짓말

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3/01/13
일련의 일을 겪은 후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 학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모두 포함한 말이다. 교사가 학생을 폭행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있다. 사립학교 같은 경우는 제대로 통계로 잡히지 않지만 공립학교의 경우 통계청 자료만으로는 교사가 학생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많다고 보긴 어렵다. 교사 집단의 자기 평가와 학생, 보호자 집단의 교사 평가는 거의 비슷하다. 공립학교 보호자로 8년째 살고 있는데 언어폭력을 일삼는 교사를 1명 만난 적 말고는 크게 문제가 되는 교사를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다양한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들은 아주 많이 만났다. 엄밀히 말하자면 학교폭력이 아닌 학생폭력인데 아무도 이 차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학교'와 '폭력'을 상관성만 살펴본다.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시작될 수는 있어도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놀이터, 공원, 도서관, 학원 등 다양한 곳에서 가해 학생들의 폭력은 놀이를 빙자하여 이루어진다. 대상은 주로 가난하거나 가난해 보이는 학생들, 학교에서 발언권이 강하지 않은 학생들, 부모의 직업이 사회적 기준치 이하라고 보이는 학생들 중 사회성이 낮거나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학생들이다. 내가 본 가해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임원이었다. 학생들의 지지 혹은 두려움을 바탕으로 신뢰를 무기처럼 휘두른다. 피해 학생들은 대부분 무리를 형성하지 않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학교 안에서의 폭력은 점점 더 은밀해진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주변 학생들을 괴롭혔지만 들키지 않은 학생들의 폭력은 CCTV 사각지대로 교사의 눈이 미치지 않는 범위로 이동한다.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은 있지만 괴롭힘의 실체도 불분명하고 증거도 거의 없다. 많은 학생들의 못된 행동이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 드러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도 교묘하게 잘 피한 학생들은 중학생이 되어 학교안팎에서 학교폭력을 이어간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신체폭력이, 고등학교에서는 집단따돌림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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