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3
- 저는 학교를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사도 학생도 약자가 아닙니다.
반박하는 글은 아니지만 다른 면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이 실력이 좋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인정 받는다면 일부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은 여론에 따른 자정 작용으로 개선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교육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단순히 사교육 시장이 실력이 좋고 입시에 최적화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교육 시장이 커지면서 학교와 교사가 갖는 위치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학교는 더 이상 배움의 장소가 아닙니다. 입시를 위한 교육도 놓치고 인성 교육도 놓치는 그저 생활기록부와 내신 등급을 위한 곳이 되어버렸죠. 교사들도 이제는 자신들한테 뭘 배우러 오는 것이 아닌 입시를 도와주는 역할로 전락했습니다.
저는 가족이 교육청에 근무하여 선생님들에 대한 현실도 꽤 많이 알고, 친한 지인의 부인도 초등학교 교사라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교사 아내를 두거나 집에 교사가 있으면 좋은 월급과 안정적인 삶, 퇴직 후 연금을 제일 부러워하며 결혼 시장에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스펙이 됩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함이 아닌 좋은 회사원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임용 고시에서 좋은 성적을...
그렇게 다른 장점이 있으니 변화가 없으면서도 자성하지 않고 문제 학생으로부터 보호해달라는 것은 형벌주의와 다를바없어 조금 답답한 마음에 길게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교류 감사합니다.
정년 보장이 되는 교사와 상대적으로 근속년수가 짧은 일반 사기업 직원들의 업무강도, 마인드, 스트레스와 압박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순수하게 일에 진심인 사람도 있겠지만, '버는 만큼만 일해라' 는 소리가 괜히 있는건 아니니깐요. 참고로 제가 다니는 회사에도 5학년은 없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지금과 다르게 일반 사기업처럼 노동구조가 유연해지고 경쟁이 심해진다면, 그들도 자연스럽게 긴장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목숨을 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년에 대한 이런 구조가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기때문에 단기간에 드라마틱한 교사들의 업그레이드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막말로 개판치고 큰 사고만 치지 않으면 퇴출될 일은 없으니.
보상을 받으니까 힘든 학생들을 케어하는 것이 맞겠지만, 당장 법대로 처벌이 필요한 학생들이 지금처럼 많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부분은 당연히 선생들이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존재하지만 선생들은 그만큼 보상을 충분히 받기 때문에 감내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드러나지 않는 학생 블랙리스트도 선생들이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목록이죠.
지금 선생님들에게 무사 안일주의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40살을 넘어서 발전하지 못하면 다니기 힘듭니다. 공부하지 않고 도태되며 회사에 기여하지 못하면 여지 없이 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참 나이 어린 후배가 상사가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공교육은 사교육을 이길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이기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사교육이 심해진 이유도 저는 공교육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시는 변했는데 정년보장하고 공무원처럼 그대로 흐르는 듯, 교과서를 줄줄 읽는 교육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정년 퇴직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연금을 받는 변하지 않는 교육이 그런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교육이 그렇게 변할리 없지만 검정고시처럼요. 시험만 합격하면 고등학교 졸업하는 것으로 하며, 학교든 학원이든 교육기관으로 인정하겠다고하는 가정을 하겠습니다. 부모에게 정하라고하면 누구든 전부 학원으로 달려가겠죠. 그만큼 잘 하니까요. 교육예산이 101조 8,442억원 입니다. 그 돈을 쓰고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정말 교육이 참담한 수준이라는 것이며 추가로 사교육비를 써야하는 것은 가계 경제의 불행이며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이 됩니다. 애들이 없고 점점 출산율이 떨어지는데 저 예산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해외 교육의 사례중 제가 감명 깊은 나라가 있는데 그곳은 부모에게 자녀의 교육비를 돈으로 주고 부모가 자녀가 다닐 학교를 선택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학교들은 많은 돈과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엄청난 수준으로 선생님들을 교육시킵니다. 선생님들의 자격을 부여하여 생존하는 선생님들은 아주 높은 대우와 급여를 받아 갑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의 우수사례는 사업처럼 프렌차이즈가 되고 선생님들은 경력과 노하우가 쌓여 갑니다.
월 수천만원 버는 강사는 공교육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니즈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버는 것입니다. 당연히 문제 학생은 있겠죠. 저는 문제 학생들은 적합한 공권력을 통해 처벌을 받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 문제라는 것이 과거든 지금이든 미래든 선생님이 감내해야할 일 중에 하나인데 적절한 보수를 받고 그것이 힘들어서 학생들을 처벌하고 사회적 낙인을 찍어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지 않습니다. 여기서의 전제는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거나 법을 어긴다면 법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현실적인 부분들을 많이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여자) 친구들이 교사로 재직중이고, 10년 이상 함께한 직장 동료이자 선배의 아내도 특수학교 교사입니다. 당장 큰 급여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직장임이 맞기 때문에, 함께한 선배는 현재 퇴직 후 급여는 조금 낮아졌지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부럽..)
교사의 실력이 떨어지는 부분, 가르치는 스킬로 업계 최고가 되면 말씀해주신 것처럼 어느정도 현장의 문제들이 개선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사교육 위주의 교육 방향과 집착은 쉽게 변하지 않겠지요. 가르치는 학생의 숫자나 범위, 시간 등 동일한 조건에서 공교육은 사교육을 절대로 이길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담임 교사는 일정 과목의 내용, 지식적인 것들만 가르치고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교내 생활 전반에 관한 총체적인 것들을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월 수 천만원을 버는 ㅇㅇ 강사와 같이 입시전략에 최적화된 스킬과 정보를 갖고 있는 고퀄의 교사가 맡는 학급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학급에서도 수업시간에 자고 선생 몰래 줄담배를 피고 패거리들과 어울리며 학생 신분에 맞지 않는 불량한 행동들을 하는 학생들은 없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국 어떠한 학급이든, 자의든 타의든 '선생들이 힘들어하는' 학생들은 존재할 것이고, 그런 아이들을 독려하면서 바르게 이끌어가는 것 또한 교사들의 근본적인 역할이자 역량, 존재의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 자녀들과 학부모들이 '좋은 대학, 좋은 직업, 높은 급여' 만이 최고의 가치가 아님을, 바른 인성과 가치관, 정직, 배려,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를 갖는다면, 현장의 안타까운 모습들은 더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교사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나가면서 말이죠.
답글 감사합니다.
그렇게 다른 장점이 있으니 변화가 없으면서도 자성하지 않고 문제 학생으로부터 보호해달라는 것은 형벌주의와 다를바없어 조금 답답한 마음에 길게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교류 감사합니다.
정년 보장이 되는 교사와 상대적으로 근속년수가 짧은 일반 사기업 직원들의 업무강도, 마인드, 스트레스와 압박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순수하게 일에 진심인 사람도 있겠지만, '버는 만큼만 일해라' 는 소리가 괜히 있는건 아니니깐요. 참고로 제가 다니는 회사에도 5학년은 없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지금과 다르게 일반 사기업처럼 노동구조가 유연해지고 경쟁이 심해진다면, 그들도 자연스럽게 긴장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목숨을 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년에 대한 이런 구조가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기때문에 단기간에 드라마틱한 교사들의 업그레이드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막말로 개판치고 큰 사고만 치지 않으면 퇴출될 일은 없으니.
보상을 받으니까 힘든 학생들을 케어하는 것이 맞겠지만, 당장 법대로 처벌이 필요한 학생들이 지금처럼 많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