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


2022/12/09
학부시절 내 마음을 가장 뛰게 하였던 주제가 있다면 일명 ‘성경적 세계관’이었다. 신앙생활을 하며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었다. 일종의 개안의 경험이었다. 이것은 내가 IVF를 그토록 사랑하게 되었던 이유가 되었다.
성경적 세계관에 대한 책이라면 모조리 사서 보았던 것 같다. 가장 내게 영향을 주었던 ‘그리스도인의 비전’은 적어도 6,7회는 정독했다. 그러나 성경적 세계관의 논의는 더이상 깊어지지 못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개론 정도의 책은 자꾸 반복되어 등장했다. 그 다음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다시 나를 흥분하게 해준 이는 폴 스티븐스가 이끄는 일상의 신학과 일련의 신학자들이었다. 특히 폴 스티븐스의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좋았다. 그의 책을 여러 권 선물해 주기도 했다. 신학을 결정하게 된 것도 폴 스티븐스의 이야기를 실천할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성경적 세계관도 일상신학도 현실에서는 그리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것은 이분법을 지향하는 교회가, 그리고 종교적 세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생존하는 교회의 구조가 실제로는 너무도 견고했기 때문이다.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분명해 보이나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근간은 세계관이나 일상신학을 그저 좋은 이야기, 한번쯤 들어보아도 좋은 이야기 정도로 여기며 자신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었다. 평신도 사역을 강조하는 교회조차도 사실은 일상의 신학을 실천할 수 없었다. 그저 평신도가 준사역자가 되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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