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을 고릴라로 인지하는 인공지능 - 기계는 완벽할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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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4/03
흑인을 고릴라로 인지하는 구글의 인공지능에 대해 보도하는 기사(연합뉴스)

교육이나 미디어 매체 등은 기계의 환상을 인간에게 주입시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계와 기술은 완벽주의의 대표 산물이기에 기계가 인간의 삶에서 효용성을 극대화해주는 유토피아나 극단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디스토피아로 유도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미디어의 관점으로 물든 상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해보면 우리가 생활하면서 기계의 힘을 피부로 느낄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기계가 특정한 기술과 접목되어 인간에게 편의를 주는 것, 하다못해 컴퓨터의 원래 목적인 빠르고 정확한 계산마저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느껴진다. 하물며 인간의 목숨을 살려주는 백의 대신 철갑을 두른 천사라거나 극악무도한 해를 끼치는 거대 괴물로서의 기계는 접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실수를 하면서 자신을 향한 인간의 기대를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기계이다. 

그동안 불완전한 인간과 각종 동식물만이 서식하고 있던 불완전한 세계에서 나무랄 결점 하나 없이 완벽한 기계가 등장하고, 이것들이 세상을 집어삼킬 듯 그 위용을 자랑한다는 것이 오히려 어색해보이지 않은가. 미신이 씌워진 기계가 주는 물신성은 세상을 지배하던 기존 역사와는 동떨어지고 어긋날 뿐이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서는 그렇다. 그렇기에 불완전한 기계가 다른 온전하지 못했던 것들과 만났다는 것은 네 번째 불연속이 연속으로 바뀌고 인류 사회가 통합되는 과정이며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반대로 갈등 이론의 관점에서는 완벽주의와 물신성이라는 기계의 프레임은 테크노크라트의 정당화 수단일 뿐이다. 테크노크라트의 주 무기인 기계와 기술이 완전한 것이라면 피지배계급은 자연히 그것을 바탕으로 한 지배계급의 모든 행위를 기정사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는 종교인을 제외하고는 모든 이가 과학적 가설에 수긍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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