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잘 가~ 안녕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1/05
#2. - 나 홀로 드로잉

“잠자리 날아가써, 잠자리이가~.”

밥 때가 되어 일하던 아저씨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 너른 마당 주황색 굴착기 버켓에 앉을 듯 말 듯 한 잠자리 한 마리가 결국은 미련 없이 날아갔다. 아이는 못내 아쉽다.

전세방을 구하러 동네를 다니던 남편과 내 눈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걸음을 멈췄다. 검붉게 녹슨 철 대문 앞에 허연 종이 하나가 붙었다. ‘방 있음’, 방도 방이지만  마당의 우람한 나무들이 우리 부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우리는 이미 통했다. 우리가 바라던 곳이 바로 이런 집이란 것을. 
독일 가정집
해가 비치는 잔디에 아이들 노는 소리가 한가하게 들리는 집, 집 주변의 나무들이 저렇듯 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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