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가는 길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3/08
직접 촬영
<미술관 가는 길> - 천세진(문화비평가, 시인)
   
도시에 산다는 것은 시각적으로 포착한 것 안에 거의 언제나 사람이 들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월 말, 길게 비가 이어진다고 해서 주말인데도 모악산 자락에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을 찾았다. 공간과 문화에 대한 매력적인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작품들을 보다가 포착에 대해 생각했다. 미술 작품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세계의 풍경 속에서 작은 한 조각을 가져오는 일이다.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 음악 등 모든 예술 형식이 그렇다.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작품들도 풍경의 어느 일부분을 담고 있을 뿐이다.

미술은 포착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과정과 결과물이고, 포착은 무수한 풍경과 장면 중에서 일부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포착은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전체를 조망하는 것은 인간의 능력 밖에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세계의 일부를 포착하는 것이니, 포착한 이미지는 어떻게 해도 세계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무엇을 포착하고, 포착한 것을...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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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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