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슴속에 오래된 상자하나

커피땅콩 · 아름답게
2023/04/13
* 시 *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시집을 한 권 샀다
무거운 표지를 열고
한 줄을 읽기가 힘이 차서
마음이 울렁
가슴이 철렁
눈물이 왈칵.
그래. 너 시다
아주 오랜동안 매달렸고
그보다 더 오래 이별하였었던
그래서 너와의 기억마저 지워 버렸던
시, 너다
너를 흉내내어
시처럼 살고 싶다가
너를 피해 도망쳐
산문으로 버텨온 시간
돌고 돌아 만난 너
지울 수는 없는 꿈 맞나 보다


------어떤 시를 누구의 시를 오늘 보았는지는 중요치 않다. 나는 눌러둔 그리움을 만나버린 것이다. 그리움으로 돌돌말려 구석에 숨겨둔 너를 만난 것이다. 왜 ?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 ? 왜 우리는 무엇인가 되어야 할까 ?  무엇으로 태어나 무엇으로 살다가 무엇이 되어 무엇으로 가야할까 ? 누구나 가슴속에 그 무엇하나  있는 걸까 ? 근거없는 그리움 같은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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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는 거 없지만, 관심은 많고, 눈치로 살다가 살다가 어느날 사는거 이런거가 하며 추운 겨울밤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냈을까 싶은 여린 꽃잎처럼 살아 있음으로 글쓰며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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