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하지 말아주세요. (기억 그리고 책임의 틈새)/1회 지선 수정

안.망치
안.망치 · 해침 대신 고침을
2022/11/19
강박하다: 남의 뜻을 무리하게 내리 누르거나 자기 뜻에 억지로 따르게 하다./ 유의어: 위협하다, 협박하다, 강요하다 (표준국어대사전)


이 공간 안에서 유족들 동의 없는 이태원 참사 명단 공개가 잘못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 합니다. 그러나 '명단 공개 자체는 필요한 일'이란 주장에 일부 힘이 실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특히 천관율 에디터님의 글에는 "유족들을 모아 행동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 했어야 할 정치였다는 시각도 담겼습니다. 그것이 야당에게도, 유족에게도, 나아가 우리에게도 좋은 정치라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지금까지 야당과 참사가 만났을 때 그 결과물은 어땠을까요? 정말 정부/여당은 책임지게 됐을까요?



가장 큰 책임은 선거


정치인이 지는 책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사법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입니다. 이 가운데 사법적 책임은 수사와 판결이, 정치적 책임은 여론과 선거가 묻습니다. 매 선거 때 마다 야당 구호에 "심판하자"는 표현이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크기를 기준으로는, 비교적 작은 게 수사와 여론, 큰 것은 판결과 선거에 의한 책임입니다. 판결과 선거 중에는, '선거'가 실질적으로 가장 큰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유죄를 받은 전과자여도 성공적인 정치 이력을 쌓아가는 이들은 많습니다. 반대로 전과가 없어도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는 정치인도 많습니다. 단순히 정치인에만 한정한다면, 실패한 정치인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민주화 이후 사망자 100명 이상을 낳은 참사와 그 뒤 처음으로 실시된 전국단위 선거결과는 어땠을까요? 참사 책임으로 인한 정부/여당의 정치적 실패가 나타났을까요?


1990년대: 서해페리호 침몰,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1회 지방선거/15대 국회의원 선거


1990년대에는 대형 참사들이 잇따라 터졌습니다. 1993년 10월 10일 발생한 서해페리호 침몰, 1995년 4월 28일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1995년 6월 29일 일어났던 삼풍백화점 붕괴가 대표적입니다.


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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