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 넷, 독립에 대한 글

박진욱
박진욱 · 손 가는 대로 끄적이는 글과 속사정.
2022/03/10
   나는 오랜 시간 독립을 꿈꿔왔다. 내가 스무 살이 된 대학 시절에도 그랬고, 졸업 후에 직장에 다닐 때도 그랬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나 내가 청년이 된 시절, 어머니의 반대에 나는 자유를 누리지 못했다. 내가 스무 살이 되어서 독립하지 못했던 이유는 더욱 완강하고 확고하게 자립을 주장하지 못한 나의 잘못도 있지만 내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대학 2학년이 되기까지는 가정적인 문제로 어머니의 부재 속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야 했고, 그로 인해 청소년 시기를 함께 해주지 못한 어머니의 후회와 걱정, 뒤늦은 사랑이 내 발을 붙잡았으리라.
   20대 중간 중간을 살펴보면 군대에서 보내게 된 2년이라는 시간과 호주에서의 2년, 국내 다른 지역에서 생활했던 1년 정도의 생활을 제외하고는 어머니와 같은 집에서 살았다. 그래서 어머니와 떨어진 공간에서 생활한 시간에서 오는 그 자유가 송이꿀보다 달콤했다. 처음엔 마냥 모든 것이 간섭이라고 느껴지고, 나는 서른이 넘은 나이인데 어머니는 나를 어린 아이로 바라보는 것이 못마땅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입장도 어느정도 이해는 못하는 것은 아니다. 스무 살에 내가 독립해서 살았다면 어린 마음에 더 엇나가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내 개인적으로 올바른 독립을 했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20대 시절 내게 주어진 독립의 기회는 군대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20세가 되면 군대를 가야한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객관적으로 20세를 부모에게서 독립할 수 있는 나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대개 아들을 둔 부모님들이 자식을 군대에 보낼 때 '이젠 철 좀 들어오겠지?'라는 마음과 '혹시 다치거나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의 마음이 공존한다. 국가에서 징집을 법으로 정하지만 않았다면 부모님들은 아직 어려보이는 자식을 자진해서 군대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론 군대가 청년에게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연습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서 돌아오길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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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우리 나는 오늘도 그대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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