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바람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4/03
바람이 창문을 흔드는 소리에 익숙해져, 이젠 강아지도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든다. 삼다도, 여자.돌.바람이 많은 곳이라 하는 이름에 걸맞게, 예기치 않은 강풍이 몰아치곤 한다. 바람에게 세차게 뺨을 맞게되는 겨울만 아니라면, 언제나 바람은 반가운 존재다. 한 여름에 시원한 그늘에서 살랑거리며 부는 바람 앞에서 잠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역시 인위적이지 않은 바람이 주는 상쾌함이 좋다.

어제 저녁부터 간간히 덜컹거리던 바람소리가 시작되더니 오늘은 꽤나 센 바람이 부는 날이다. 아침에 눈을 뜨며 오랜만에 추위를 느꼈다. 제대로 잠그지 않은 창문 틈 사이로 찬 바람이 들어온걸까.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선 집안 온도를 확인한다. 실내온도 18도? 추울 기온이 아님에도 왜 이리 추위가 느껴지는건지,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욕망을 실현하려는 찰나. 강아지가 산책을 가자며 동동 뛰어다닌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강아지의 애교, 결국 든든하게 옷을 껴 입고 밖으로 나선다.

나설 때의 추위는 이내 가시면서,  걷다보니 조금씩 몸에서 열이 오른다. 잠을 자면서 체온이 내려간다고 하던데, 그래서 일어나며 추위를 느낀건가 보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린다. 얕은 바람이 그동안 살랑거리는 벚꽃비를 만들어내더니, '꽃놀이는 이제 끝났다!'를 외치듯 가지가지마다 꽃잎들을 털어내버린다. 한동안 눈으로 즐기던 벚꽃들의 자리가 휑하게 비어있다.

오늘은 아버지 병원 진료가 있는 날, 오전 중에 글 한 편을 목표로 하였는데. 병원과 출근, 할 일이 겹쳐지다보니 오전내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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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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