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고등어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1/12
#4. - 나 홀로 드로잉

함박눈이 내린다. 
아침나절에 아버지는 간고등어가 나란히 포개진 야트막한 꿰짝 두개를 자전거에 싣고 나갔다. 털모자를 쓰고 두툼한 잠바 두 팔엔 토씨를 하나씩 더 끼웠다.


“00아부지,  나갈 수 있겠수? 눈이 많이 오는데. 길 미끄러우니까 조심하시구랴.”
“어쨌든 나가보는 거이야, 산 입에 거미줄 치갔나.” 


아버지 자전거가 멀어졌다. 으스스한 추위에 엄마는 쉐타를 여몄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아버지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싸리비를 들고 펄펄 내리는 눈을 삭삭 쓸었다. 눈이라도 쓸어야 하는 엄마 마음이 함박눈으로 내렸다.

by 살구꽃
점심때가 한참 지났다.


“아이구, 값이 얼마냐구 흥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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