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꽃이야!

가랑비
가랑비 · 가랑비에 속옷 젖는 줄 모른다! ♣
2023/04/05
동네 길 가 건물과 아스팔트 사이 좁은 틈에 자리 잡은 노랑 민들레 / 스마트폰 사진





그래, 너도... 아니 너는 꽃이야!
너야말로 그 어떤 꽃 보다도 속이 깊고 고운 꽃이라는 걸 나는 알지!


봄이 오면 어김없이 수줍게 피어나 여기저기에서 밝게 웃고 있지만
너무 낮은 곳에 그리고 작고 초라한 행색으로 사람들의 발길에 이리저리 
짓밟히기도 하고 다른 꽃들에 밀리고 가려져 사람들의 관심에서 좀 떨어져 있는 
서러운 꽃 민들레, 그나마도 노랑 민들레는 지천에 널려 있어 익숙하지만
하얀 민들레는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약 100여 년 전에 외국으로부터 슬쩍 끼어들어온 노랑 민들레가 
마치 우리나라의 토종 야생화인 것처럼 전국 어딜 가나 지천으로 널려 있지만
진미령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 제목과 같은 '하얀 민들레'는 
토종 민들레라면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문득 궁금하여 알아보니 역시 이유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토종 하얀 민들레는 씨앗의 발아 조건이 좀 까다로웠다.
봄에 피었다가 씨앗을 맺으면 다음 해 봄이 되어야만 새 싹을 틔운다는 이야기가 맞다면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노랑 민들레에게 치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생존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토종이면서도 외래종에 밀려 잘 보이지 않는 하얀 민들레는
봄에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으면 이듬해 봄 일조건이 되어야만 또다시 새싹을 틔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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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이슬비보다는 조금 굵지만 가늘게 내리는 비를 가랑비라고 하는데 이젠 그런 비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어릴 적에는 그렇게 조용하고 가느다란 가랑비가 온종일 내리곤 했었는데 이젠 예전같은 분위기의 비를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니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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