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여섯번째_텃세

조용숙 · 아직도 내가 누군지 잘 모르는 50대
2022/03/02
텃세를 네이버 사전에서 검색하면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이 뒤에 들어오는 사람에 대하여 가지는 특권 의식. 또는 뒷사람을 업신여기는 행동.'이라고 나온다. 
텃세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꼭 그렇게만 생각할 것도 아니지 않나 싶다. 살아보니 느낀 거지만, 텃세가 시골에만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소위 '먼저 자리 잡은 사람들의 특권 의식'은 어디에나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해야하나, 시골살이 시작할 때 남편이 어째든 취업을 했으니 직장다니고 집에 거의 없을 예정이라서 '텃세' 걱정은 사실 안 했다. 그리고 이사하고 생활해보니 지역 주민의 '텃세'를 느껴 볼 기회가 없었다고 해야하나. 텃세 때문에 다시 도시로 돌아갔다는 얘기도 들어보고 실제 텃세가 심한 곳이 있기도 한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 때는 반드시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한다는 거. 대부분이 듣는 텃세는 도시에서 살다 시골로 이주한 사람들한테 듣는 이야기다. 시골 사람들 얘기는 잘 모른다. 누구편을 들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텃세를 당한다고 생각할 때 거기엔 그렇게 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내가 사는 곳은 실제로 텃세가 별로 없다. 도시에서 이주한 사람들 중에서 텃세 때문에 못살겠다고 하는 얘기는 아직 못 들어봤다. 좀 너무하다 싶은 이장은 있었지만, 그것도 뭐 노상 와서 못살게 구는 것도 아니고.  도시적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텃세라고 여겨지는 것 같다.  
텃세를 심각하게 겪어보지도 못한 사람이 이런 말 한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