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없다 (글쓴이. 하하보라)
엄마는 증조할머니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교회를 다녔다. 아빠는 20대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열심히 교회를 다닌 엄마는 6년 전쯤 권사가 되었고 아빠는 작년에 안수 집사가 되었다. 이런 가족 분위기에서 자란 나 역시 모태신앙으로 지금까지 교회를 다니고 있다.
나는 나름 긴 시간 동안 교회를 다녔다고 생각했고 교회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빠가 안수집사를 하기 전까지 성도에게 주어질 수 있는 교회의 업무가 그렇게 다양할 수 있는지 몰랐다. 아빠는 안수집사가 되자마자 교회에서 많은 직책과 업무를 맡았다. 아빠는 주로 교회에서 크게 돈 드는 일과 주차장 관련된 일을 했다. 아빠는 먼저 교회 야외 주차장을 수리할 수 있도록 서류를 작성했고 유치부 교사실을 리모델링할 수 있도록 서류를 만들었다. 3층에 있는 작은 인포메이션(뭐라고 하더라)을 휴식공간으로 바꿀 수 있도록 서류를 제출했다. 또 교회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주일마다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식비 지원을 요청했다. 이 외에도 아빠는 교회의 많은 부분을 위해 매주 서류를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아빠보다 오래 그리고 열심히 교회를 다닌 엄마에게 어떤 일을 주었기에 내가 성도가 할 수 있는 교회의 업무가 다양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교회는 엄마에게 주로 교회학교 교사, 성가대, 식당 봉사를 요청했다. 그러다 보니 엄마는 50년 넘게 교회를 다녔지만 단 한 번도 큰 규모의 ‘교회 경제’를 맡지 못했다. 그저 부서의 회계로 교회의 작은 경제만 다룰 수 있었다.
교회에는 여러 가지 직분의 단계가 있고 여성인지 남성인지에 따라 받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