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왜 반페미들은 당신들 마음대로의 기준으로 약자를 정의내리나요?"라는 질문을 하시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은 결국 "당신들 왜 여성은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 왜 여성인권이 낮지 않다고 생각하느냐?" 셨던 것 아닌가요?
글쎄요. 남자도 여자와 같은 약자이기 때문에, 남자도 약하고 여자도 약하니깐 양쪽 모두 고려해서 정책방향이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 말이 그렇게나 자의적인 기준인 건지 잘 모르겠어요.
반대로 페미니즘은 어떤가요. 그 마음대로의 기준으로 남성인권은 강하며, 남자는 약자가 아니라고 정의내렸던 건 아닌가요.
예를 들어 볼까요?
만약 미혼모로 살아가면서 혼자 근근히 아이를 키우는 여자와, 미혼부로 살아가면서 아이의 출생신고도 못 하는 남자, 성범죄의 피해자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여자와, 성범죄 무고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남자, 결혼,임출육으로 경력단절된 여자와, 병역으로 인해 취업도 늦었고 동갑 여자들을 선임으로 모시며 경력도 적은 남자,
이 여섯 명이 모두 모여 있을 때 페미니즘은 앞의 세 여자는 약자, 뒤의 세 남자는 약자가 아니라고 정의내리고 - 세 남자의 상황은 세 여자의 인권이 충분히 개선되면 그 이후에 자동적으로 개선될 차별비용이거나, 대표성을 띄기에 너무 적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무시하곤 하죠.
반면 반페미니즘은 뒤의 세 남자뿐 아니라 앞의 세 여자 또한 약자라고 인정하고 여섯 명 모두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할 것을 제의하지요.
그런 점에서 페미니즘이 딱히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 거에요. 이미 자의적으로 남자는 배제하고, 트젠도 배제하고, 페미니즘이 원하는 약자들만 뽑아서 같이 가려고 하는 거잖아요? 만약 페미니스트들이 사회적 약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을 보셨다면 그건 페미니즘이라는 이념 덕분이라기보단 단지 페미니스트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여자들이 좀 더 동정적이고 온정적이기 때문일 뿐인거겠죠.
다른 대의에 대해서 약자들을 챙겨야 한다는 점은 다 동의하는데
왜 페미니스트의 앞에서만 그 모든 스위치가 꺼질까요. 라는 질문을 보고 좀 감격했습니다.
어쨌거나, 겨우 이제야, 대화의 첫걸음이 떼어진 느낌이에요.
밑분들도 설명을 잘해주셨는데... 제 생각에, 오히려 성평등이라는 대의에 대해서 반대하는 반페미는 없을거에요. 흔히 페미니즘은 결과의 평등, 반페미니즘은 기회의 평등을 이야기하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하던데... 즉, 어쨌거나 이들은 성평등이라는 대의를 공유하면서도, 정작 성평등한 상태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 차이, 성평등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의 차이가 있을 뿐이 아닐까 해요.
다만 이렇게만 말하면 반페미는 '성평등주의'를 자처하는 페미니즘 안에 포함되는 개념처럼 보이네요.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있죠.
반페미들이 스스로를 페미와 결정적으로 분리하는 정체성을 가지는 부분이 현실에 대한 문제 인식의 차이 같아요. 페미니즘의 다양한 분파들이라 해도 모두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것,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여성의 인권은 항상 남성의 인권보다 낮았다고 확정짓고, 또 낮은 여성인권을 올려야만 성평등을 이룰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여태 차별비용으로 지불하던 많은 부수적인 문제점들 또한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반페미니즘은 이와 달리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인권을 성별에 따라 차등하지 않으며, 단지 성별에 따라 성 역할이 나누어져 강요되던 그 흔적이 남아 성별에 무관하게 양쪽을 모두 괴롭히고 있을 뿐이라고 여기죠. 그러니까 페미니즘이란걸 반페미들이 보기에는 성평등주의가 아닌 여성주의일 뿐인 것이고, 페미들은 반페미니즘의 주장들을 보며 여성인권이 낮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성평등을 말한다니 그 무슨 모순이냐며 이해를 거부하는 거 아닐까 싶어요.
제가 바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는 챙겨야한다는 사람입니다만..우월감에서 나온 신념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이미 의미가 많이 변질되었습니다. 언론 및 각종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스트를 남성혐오적인 발언을 하는, 트렌스젠더를 차별하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인정한 약자들만 같은 시민이라고 인정하겠다'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들도 마찬가지아닌가요? 장애인, 노인, 여성, 빈곤층은 약자로 인정하면서 트렌스젠더는 왜 약자로 인정안해줍니까? 사회적약자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릅니다. 그들을 모순덩어리처럼 말씀하시는건 사람을 입체적으로 보지않고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는 틀안에 박힌 사고입니다.
제가 바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는 챙겨야한다는 사람입니다만..우월감에서 나온 신념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이미 의미가 많이 변질되었습니다. 언론 및 각종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스트를 남성혐오적인 발언을 하는, 트렌스젠더를 차별하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인정한 약자들만 같은 시민이라고 인정하겠다'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들도 마찬가지아닌가요? 장애인, 노인, 여성, 빈곤층은 약자로 인정하면서 트렌스젠더는 왜 약자로 인정안해줍니까? 사회적약자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릅니다. 그들을 모순덩어리처럼 말씀하시는건 사람을 입체적으로 보지않고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는 틀안에 박힌 사고입니다.
그렇다면 "왜 반페미들은 당신들 마음대로의 기준으로 약자를 정의내리나요?"라는 질문을 하시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은 결국 "당신들 왜 여성은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 왜 여성인권이 낮지 않다고 생각하느냐?" 셨던 것 아닌가요?
글쎄요. 남자도 여자와 같은 약자이기 때문에, 남자도 약하고 여자도 약하니깐 양쪽 모두 고려해서 정책방향이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 말이 그렇게나 자의적인 기준인 건지 잘 모르겠어요.
반대로 페미니즘은 어떤가요. 그 마음대로의 기준으로 남성인권은 강하며, 남자는 약자가 아니라고 정의내렸던 건 아닌가요.
예를 들어 볼까요?
만약 미혼모로 살아가면서 혼자 근근히 아이를 키우는 여자와, 미혼부로 살아가면서 아이의 출생신고도 못 하는 남자, 성범죄의 피해자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여자와, 성범죄 무고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남자, 결혼,임출육으로 경력단절된 여자와, 병역으로 인해 취업도 늦었고 동갑 여자들을 선임으로 모시며 경력도 적은 남자,
이 여섯 명이 모두 모여 있을 때 페미니즘은 앞의 세 여자는 약자, 뒤의 세 남자는 약자가 아니라고 정의내리고 - 세 남자의 상황은 세 여자의 인권이 충분히 개선되면 그 이후에 자동적으로 개선될 차별비용이거나, 대표성을 띄기에 너무 적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무시하곤 하죠.
반면 반페미니즘은 뒤의 세 남자뿐 아니라 앞의 세 여자 또한 약자라고 인정하고 여섯 명 모두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할 것을 제의하지요.
그런 점에서 페미니즘이 딱히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 거에요. 이미 자의적으로 남자는 배제하고, 트젠도 배제하고, 페미니즘이 원하는 약자들만 뽑아서 같이 가려고 하는 거잖아요? 만약 페미니스트들이 사회적 약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을 보셨다면 그건 페미니즘이라는 이념 덕분이라기보단 단지 페미니스트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여자들이 좀 더 동정적이고 온정적이기 때문일 뿐인거겠죠.
다른 대의에 대해서 약자들을 챙겨야 한다는 점은 다 동의하는데
왜 페미니스트의 앞에서만 그 모든 스위치가 꺼질까요. 라는 질문을 보고 좀 감격했습니다.
어쨌거나, 겨우 이제야, 대화의 첫걸음이 떼어진 느낌이에요.
밑분들도 설명을 잘해주셨는데... 제 생각에, 오히려 성평등이라는 대의에 대해서 반대하는 반페미는 없을거에요. 흔히 페미니즘은 결과의 평등, 반페미니즘은 기회의 평등을 이야기하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하던데... 즉, 어쨌거나 이들은 성평등이라는 대의를 공유하면서도, 정작 성평등한 상태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 차이, 성평등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의 차이가 있을 뿐이 아닐까 해요.
다만 이렇게만 말하면 반페미는 '성평등주의'를 자처하는 페미니즘 안에 포함되는 개념처럼 보이네요.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있죠.
반페미들이 스스로를 페미와 결정적으로 분리하는 정체성을 가지는 부분이 현실에 대한 문제 인식의 차이 같아요. 페미니즘의 다양한 분파들이라 해도 모두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것,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여성의 인권은 항상 남성의 인권보다 낮았다고 확정짓고, 또 낮은 여성인권을 올려야만 성평등을 이룰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여태 차별비용으로 지불하던 많은 부수적인 문제점들 또한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반페미니즘은 이와 달리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인권을 성별에 따라 차등하지 않으며, 단지 성별에 따라 성 역할이 나누어져 강요되던 그 흔적이 남아 성별에 무관하게 양쪽을 모두 괴롭히고 있을 뿐이라고 여기죠. 그러니까 페미니즘이란걸 반페미들이 보기에는 성평등주의가 아닌 여성주의일 뿐인 것이고, 페미들은 반페미니즘의 주장들을 보며 여성인권이 낮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성평등을 말한다니 그 무슨 모순이냐며 이해를 거부하는 거 아닐까 싶어요.
저처럼 탈페미니스트인 사람도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찬성 안 한다고 다 보수주의자인 건 아니죠. 여성주의의 인권적 가치 지향에는 동의하지만 이념이 전제하는 개념틀 자체가 틀렸다고 봅니다.
제가 바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는 챙겨야한다는 사람입니다만..우월감에서 나온 신념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이미 의미가 많이 변질되었습니다. 언론 및 각종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스트를 남성혐오적인 발언을 하는, 트렌스젠더를 차별하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인정한 약자들만 같은 시민이라고 인정하겠다'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들도 마찬가지아닌가요? 장애인, 노인, 여성, 빈곤층은 약자로 인정하면서 트렌스젠더는 왜 약자로 인정안해줍니까? 사회적약자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릅니다. 그들을 모순덩어리처럼 말씀하시는건 사람을 입체적으로 보지않고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는 틀안에 박힌 사고입니다.
"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는 챙겨야 한다는(?) 별개의 정체성이 성립되는 건가요? "
당연히 성립되죠.
이게 얼마나 페미에 무지한 말이냐면, "공산주의자, 맑스주의자가 아니면서 노동3권 보장, 노동자의 근로조건개선을 챙기는 게 성립할 수 있는 건가요?" 와 같은 수준의 질문입니다.
당연히 두 경우 모두 성립합니다.
다인님 글을 보고 곰곰히 생각하다가 책 많이 보지도 않는데 쥐어짜서 페미미스트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 하나 썼어요. 싸우기 싫어서 주요내용은 전부 발췌독이예요. ㅎㅎㅎ 저도 궁금해요. 페미니스트가 아니면 정말 누구일까요?
https://alook.so/posts/eVtpvG
"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는 챙겨야 한다는(?) 별개의 정체성이 성립되는 건가요? "
당연히 성립되죠.
이게 얼마나 페미에 무지한 말이냐면, "공산주의자, 맑스주의자가 아니면서 노동3권 보장, 노동자의 근로조건개선을 챙기는 게 성립할 수 있는 건가요?" 와 같은 수준의 질문입니다.
당연히 두 경우 모두 성립합니다.
다인님 글을 보고 곰곰히 생각하다가 책 많이 보지도 않는데 쥐어짜서 페미미스트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 하나 썼어요. 싸우기 싫어서 주요내용은 전부 발췌독이예요. ㅎㅎㅎ 저도 궁금해요. 페미니스트가 아니면 정말 누구일까요?
https://alook.so/posts/eVtpvG
제가 바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는 챙겨야한다는 사람입니다만..우월감에서 나온 신념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이미 의미가 많이 변질되었습니다. 언론 및 각종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스트를 남성혐오적인 발언을 하는, 트렌스젠더를 차별하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인정한 약자들만 같은 시민이라고 인정하겠다'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들도 마찬가지아닌가요? 장애인, 노인, 여성, 빈곤층은 약자로 인정하면서 트렌스젠더는 왜 약자로 인정안해줍니까? 사회적약자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릅니다. 그들을 모순덩어리처럼 말씀하시는건 사람을 입체적으로 보지않고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는 틀안에 박힌 사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