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닥친 여러 위기들이 한데 뭉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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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
By 토마스 호머 딕슨 (Thomas Homer-Dixon), 요한 록스트룀 (Johan Rockström)
출처: 뉴욕타임스/Alanah Sarginson
지금 인류는 동시에 여러가지 위기를 맞닥뜨린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퍼펙트 스톰'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이제 발발한 지 삼 년을 꽉 채워간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러시아가 자칫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보인다.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자연 재난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수십 년간 본 적 없는 고점을 향해 상승 중이다. 또한, 권위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여기서 스톰(폭풍)은 일종의 은유다. 운 나쁘게도 여러 위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폭풍으로 발전했다는 의미다. 즉, 인류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일이 잘못 돌아가는 불운을 맞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이 모든 난국이 일시적 우연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는 아마 훨씬 더 끈질기고 위험한 어떤 문제와 대면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앞에 닥친 위기들을 감지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위기들이 주거니받거니 서로를 더 악화시키는 과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을지도 모를 진짜 위험에는 상당히 무감각하다.

오늘날의 난국은 콜럼비아대에서 일하는 역사학자 애덤 투즈 교수가 최근 유행시킨 용어, ‘국제적 다중위기(global polycrisis)’로 이해하는 게 제일 적절해 보인다. 이 용어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복잡한 매듭이 겉으로는 따로 떨어진 별개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 깊숙이 얽히고설킨 위험들이라는 걸 시사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각각의 위기들이 그렇게 얽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에 미치는 파장은 단순히 개별 위기에서 발생하는 결과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의미다.

지난 십 년간, 기본적으로 상황은 계속 엇나가기만 했다. 전세계 기아 비율과 국내 및 국외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이주자들의 수, 정치적 권위주의의 부상과 반인권적 사건 및 폭력 시위, 그리고 세계 각 지에서 현재 진행 중인 온갖 충돌까지. 이 모든 피해가 그 정도에서 일제히 심각해졌으며, 일부는 상당히 깊은 위기로 발전했다. 게다가, 인간의 기대수명은 2019년의 예측치 72.6세에서 2021년 70.96세로 줄어들었다. 1950년 유엔이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수명이 줄어든 것이다.

개별적으로 보자면, 전 세계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 또는 사회적 문제들을 가리켜 “시스템 전체의 위험(systemic risks)”이라 보기도 한다. 여기에는 지구 온난화와 인수공통 질병 발생(동물이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질병), 생물 다양성 감소와 경제 불평등 악화, 불안정한 정부 재정 시스템과 이념의 극단화, 사이버 공격과 사회 및 정치 불안, 지정학적 불균형 등이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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