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한 삶의 통계 4 빈곤, 가족, 살인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2/12/19
 인천 연수경찰서는 60대 여성 A씨를 살인 혐의로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4시30분쯤 30대 중증장애인 딸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하고 자신도 수면제를 먹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딸을 위탁시설에 보낼 경제적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3월에도 발달장애인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3월2일 경기 시흥에서는 5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20대 딸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이튿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경찰에 스스로 신고했다. 같은 날 경기 수원에서도 40대 여성이 8살 아들을 살해해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은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로 된 날이었다. 한부모가정을 책임진 이 여성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 2022년 5월 25일 '발달장애인 가족의 연이은 '자녀 살해' 비극, 국가는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300건 내외의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희생자 수도 비슷해서 300명 내외입니다. 10만 명 당 0.7명이 조금 안 되는 비율입니다. 희생자는 대부분 성인입니다. 그런데 장애인의 경우 타살이 사망원인인 경우가 10만 명 당 2명입니다. 비장애인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습니다. 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5% 정도로 20명 중 한 명 꼴인데 살인사건 희생자 중에선 6명 중 한 명이 장애인입니다.
박재용
더구나 미성년자들의 경우 이 비율이 더 높아서 10만 명당 3명이 조금 넘습니다. 우리나라 미성년 인구는 830만 정도이고 그 중 미성년 장애인은 10만 명 정도로 전체의 1.2%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한 해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되는 미성년자가 약 30명인데 그 중 3명은 장애인입니다. 10% 정도 되는 거죠. 인구비율의 열 배입니다. 희생자가 한 해 3명이면 통계로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매년 이...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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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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