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07/07

아마도 이 시를 강원도 정선 7일 장에서  읽은 것 같아요

전 그때 무척 지쳐있었고 정선에 있던 형을 찾아 갔다가 버스 터미널 옆의 장터에서 
국밥이 다 식도록 멍하니 시집을 읽다 이 시에서 책을 덮어버린 기억 이나요
 
불어버린 밥알을 대충 삼키고  빨간 고무 다라에 채소를 팔고 할머니들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며 지나갔던 기억 형과의 약속이 틀어지며  터미널 옆의 여인숙에서 시집을 다 읽고는  
새벽에 형을 기다리지 않고 열무 두단을 사서 집까지 가져왔던 기억 

기형도의 시는 자신을 상처를 드러내는 일로 시작해요 
가난한 집안 환경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지, 장사하는 어머니,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누이의 죽음은 
일생에 깊은 상처로 남으며 시가 되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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