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구워야 제맛?

김형찬
2023/07/28
"신선한 채소를 즐겨 드시고, 좋은 고기도 좀 드셔야 해요. 고기는 가능하면 굽지 말고 삶아서 드세요. 그리고 점심 먹고 따뜻할 때 가볍게 산책도 하세요. 햇볕을 좀 쫴야 뼈도 튼튼해지고 밤에 잠도 잘 와요."   

하루 식사에서 한두 가지 반찬에 정성을 더하고, 햇볕을 맨살에 쬐며 한들한들 잠시 걷는 일은 정말 사소하고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안 돼서 혹은 못해서 병의 회복이 더딘 환자를 자주 본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젊은이들은 바빠서, 중년은 인생이 무거워서, 나이가 들면 의욕과 힘이 없어서 그렇게 되기 쉬운 것 같다.

그런가 하면 건강을 열심히 챙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무방비한 경우도 많다. 체육관에서 땀 흘려 운동하고 잠시 쉬는 시간에 담배를 태우고, 스트레스로 가득했던 하루의 긴장을 야식에 곁들인 한잔 술로 푼다. 삶아 먹는 게 좋다는 것은 알지만 고기는 역시 구워야 제맛이고, 코팅이 벗겨진 양은냄비에 끓여낸 찌개와 라면의 낭만을 즐기고, 공기 좋은 곳에서의 캠핑은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불에 구운 고구마로 마무리한다. 조금 조심해야지 않을까? 라고 말하면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Hai Nguyen Tien님의 이미지
   
“이것저것 다 따지고 살면 무슨 재미로 살아요!”

현대인이 만약 환갑잔치를 특별하게 여겼던 세대의 사람들처럼 산다면 어쩌면 크게 따지고 살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70살이 되어도 경로당 막내여서 힘든 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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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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