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보
웅보 · 비자발적 전업주부
2022/10/15
종종 감히 헤아리기도 어려운 고통을 마주하면 무력함을 느낍니다.

이 고통에 끝내 공감하고 이해 할 수 없을 거라는 무력감,
어떤 말로도 위로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무력감,
도움의 손길조차 내밀기 어렵다는 무력감.

저는 날 때부터 교회에 다녔습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신앙과 결별했지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계기는 세상에는 형용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아픔이 있고, 그런 아픔을 어찌하지 못하는 무능한 신이 무슨 의미일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삶 속에서 또 다시 이런 생생한 아픔과 마주하면 내가 버린 신 못지 않게 나 역시 여전히 무능하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러다 정말 그 아픔이 내 것인 냥 사무치면 차라리 결별했던 신에게 부탁합니다. 혹시 저 이의 모습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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