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에게 온 첫 눈

최서우
최서우 · 북독일 엘베강가의이야기
2023/11/30
맑은 날 에 거짓말처럼 하얀가루가 하나씩 둘씩 날리더니 저녁이 되자 폭폭 쌓일만큼 많이 내리고 있었다.
이것은 첫 눈 이다. 눈 답게 내린 진짜 눈 이다.
첫눈 내리면 만나자 라는 말은 서정적이고 아름답긴 보다 이제 놀림감 으로 전략된 노후된 스토리가 되었을뿐이지만 난 여전히 첫눈 이 설레고 좋다.

나이가 들면 기억으로 먹고산다. 아직 그만한 나이는 아니지만 이게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알게된 나이가 되었다.
10대 나 20대 때 눈 내릴때 만남을 약속했던 기억은 영화의 한장면이 선명하게
뇌에 찍히듯 그렇게 박힌다.   기억을 꺼내보기가 수월하고 색채적이다.

밤이되자 눈 은 가로등 의 외로움을 쓰다듬으려 이리저리 애를 쓰고 있었다.
뿌우옇게 옷을 입은 밤의 공기가 불면을 부추긴다.
잠 의 혜택도 못받고 난로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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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choi@1schumacher.de 본명 최현숙 영어강사 ,연극배우, 간호사,사주명리상담가등의 직업을거쳐 엄청깡촌인 북독일엘베강옆으로이주 폐쇄적사람들과 유배생활하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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