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아스포라 문학의 기원을 찾아서(1)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7/20
경계에 선 사람들(디아스포라 문학 아카이브)

한국 디아스포라 문학의 기원을 찾아서 

이 글에서는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을 통해 강경애와 김사량의 문학을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논제를 구성하는 ‘디아스포라’와 ‘디아스포라 문학’의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윤인진은 디아스포라의 공통적인 속성으로 

1)한 기원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두 개 이상의 외국으로 분산한 것,
2)정치적, 경제적, 기타 압박 요인에 의하여 비자발적이고 강제적으로 모국을 떠난 것,
3)고유한 민족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것,
4)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동족에 대해 애착과 연대감을 갖고 노력하는 것,
5)모국과의 유대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1] 

제임스 클리포드 (James Clifford)는 ‘디아스포라 의식(diaspora consciousness)’이란 개념을 두 나라, 두 문화의 사이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즉, 디아스포라 의식은 한 나라에서 머물려면서, 항상 자기 모국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따라서, 디아스포라 의식은 실존과 부재의 갈등을 통해 표출된다.[2] 디아스포라 문학은 이런 디아스포라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쓴 작품, 혹은 이런 존재에 대한 불안감과 정체성의 갈등을 다루는 작품들을 포함한다. 

한국의 디아스포라는 특별한 면이 있다. 물론 20세기 전에도 조선인은 이주하긴 했지만, 그 수는 큰 의미가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한국의 디아스포라와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일본 제국주의로 인한 비자발적인 것이었다. 1910년부터 해방까지 조선인이 가장 많이, 쉽게 이주했던 나라들은 바로 만주와 일본이었다. 일제강점기 초(~1910년)에는 만주에 있는 조선인 인구는 171,543명에 달했으며, 일제강점기 말(~1945년)에는 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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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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