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2023/07/23
군대에서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 인간은 과연 기술 문명을 통제할 수 있을까
군대를 제주도에서 해양경찰로 다녀왔다. 본가는 인천인데 어째서 머나먼 제주도까지 간 것인지, 우리가 단단히 발 디디고 설 수 있는 육지를 대신 어째서 위험천만한 바다에서 근무하기를 자처한 것인지, 일차적으로 드는 의문들에 대해 여전히 대답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동시에 대답하기 어려운 저 두 질문이 나를 움직이게 한 근원이기도 했다. 집과는 멀리 떨어진 낯선 장소에 대한 끌림, 육지가 아닌 커다란 쇳덩어리에 발을 딛고 바다를 항해하는 경험 등을 바랬던 것이다. 군 생활 중 소스라칠만한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만 타고 다니는 함정이 기술적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순간이 있었다.
1502함은 제주시에서 손꼽히는 고물배였다. 전국에서 만들어진 1500톤급 해양경찰 함정 중에 두 번째로 오래된 배였기 때문이었다. 만들어 질 때부터 설계가 잘못되었다는 속설이 떠돌았다. 실은 훨씬 더 큰 3000톤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