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은 '부산물'이 아니다

박효영
박효영 인증된 계정 · 언론인이자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3/04/06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을 맡은 바 있는 김현동씨가 페북에 4.3 관련 글(4월4일)을 썼다. 기본적으로 매우 공감이 되는 글이었다. 하지만 이념 전쟁의 비극으로 인한 사건이더라도 대학살의 참극을 "부산물"이라고 묘사하는 것은 좀 지적해주고 싶었다. 

4.3사건에 대해 무장폭동인지 정당한 항쟁인지로 싸우는 것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945년에서 48년 사이 대한민국은 어떤 체제로 나아갈 것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 불확실성 가득한 혼란한 상황을 막연하게 ‘건국된’ 상태로 이해하면 이렇게 이상한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5.10 총선거 마저 무산된 제주도지역은 정말 지금의 남한이었는지부터 정의해보자는 것이다. 나는 4.3이 국가에 의한 폭력의 성격보단 체제를 둘러싼 내전의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가 되어야하는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승만처럼 남한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건국하자는 주장, 김구처럼 무슨 이념이 됐건 하나된 남북으로 건국해야한다는 주장, 또 남한도 공산국가가 되어야한다는 주장이 서로 싸우며 어떤 나라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누구나 남한은 이런 국가가 됐으면 좋겠다 의견을 말 할 수 있었고 제주도민들은 공산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권리가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빨갱이’, ‘종북’이라서가 아니라 공산주의가 망하기 전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남로당이 배후에서 지시를 했다는 것보단 그들의 주체적인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저는 200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입시위주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서 언론인의 꿈을 키웠고 2017년부터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가 직업 기자로 4년간 활동했습니다. 주로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로 지냈고 2021년 3월부터 다시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야구와 축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102
팔로워 104
팔로잉 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