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방편
2022/05/11
그곳을 꼭 잘라야 했었나 마냥 쳐다 만 보더니
커터 칼을 꺼낸다
마지막 끝을 잘려나간다
말끔하게 잘린 끝으로 무언가 툭 툭 떨어진다
나는 그것이 시간인 줄 알았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하지 않아도 될 일 한
이제부터 벌어질 시간의 간섭 같은 폭우를 맞고 들어온 사내의 머릿결을 타고 흐르는
빗물 같았다 벌어진 살점 사이로 심장이 쏟아져 내린다 쏟아진 피가 고인다
손을 들어 올리자 손바닥이 붉게 물든다
비현실적으로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리고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있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한 나는 물속에서 눈을 뜬 것처럼
귀가 먹먹했다 눈앞이 흐려진다
지혈 될 동안 모란은 내 표정을 보며 내 앞에 앉아 있었다
난 나 말고도 상처 부위와 진정 시켜야 할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