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2024/04/22
브런치에 썻던 글을 그대로 옮겨와 봤다. 얼룩소 인터페이스가 맘에 들면 계속 쓰려고 말이다.
사진을 잘 찍고 싶었다. 잘 찍는다는 기준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내가 찍은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줬을 때, 뭔가 느낌이 나오는 사진을 찍고 싶었다.
사진을 잘 찍고 싶었다. 잘 찍는다는 기준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내가 찍은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줬을 때, 뭔가 느낌이 나오는 사진을 찍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예술은 철저히 재능의 영역이라고 믿고 있는 나에게 이런 사진도 잼병이긴 마찬가지였다. '만장 찍어서 한 장 건지면 그게 사진'이라던 친구의 말처럼 부지런히 찍고 또 찍어봐야 하겠지만, 나는 항상 시간 탓, 장비 탓, 포샵 탓만 하며 남들이 느낌 있게 찍은 사진을 멀거니 바라보며 속으로만 부러워할 뿐이었다.
처음 내 돈으로 주고 산 카메라는 Sony의 디카였다. 주변사람들이 니콘 쿨픽스를 하나 둘 쓰기 시작할 무렵에 무려 800만 화소에 최초로 터치가 되었던 카메라였다. 군대에서 모은 월급 80을 털어서 샀던 카메라로 사실 멋진 사진을 찍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과제할 때나 업무 시 행사용, 일상의 구린 기록들을 많이도 찍어냈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기록들이 지금은 15년이 훨씬 지나서 소장가치가(!) 넘치는 작품들이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메모리카드가 어디 갔는지를 도통 모르겠다. 다시 카메라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쉽게도 Sony 카메라는 요긴하게 쓰긴 했지만 당시 카메라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Sony는 Canon이나 Nikon의 아성을 넘지 못했으며 기록으로서의 카메라 역할은 훌륭히 수행하였으나 작품이라는 개념에서의 역할은 아쉬웠다.
당시에 DSLR이 등장했었고, 어깨에 끈으로 카메라를 맨 체 사진을 찍으러 다니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당시 초저가로 나왔던 Nikon의 D40이라도 사고 싶었었는데, 그때는 내가 너무 없이 ...